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종이 비행기로 가르치는 정종혁교사(2010.11.9 동아일보)동문·동호회-교회 2010. 11. 19. 13:51
[신나는 공부]“공교육은 살아있다” 교실을 바꾸는 명품 선생님들
교사가 수업중 종이비행기를 수십개 날리고, 연극배우처럼 춤추고 연기하고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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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산 동고 국사시간에는 종이비행기가 날아다닌다. 동고의 명물, 정종혁 교사의 수업 때 벌어지는 풍경이다. 그는 수업 전 손수 접은 20개가량의 종이비행기를 준비해 교실에 들어온다. 수업 중 ‘돌발퀴즈’에 활용하기 위해서다.
“의상이 정립한 사상으로 모든 존재가 상호의존적인 관계에 있으면서 서로 조화를 이룬다는 사상은 무엇일까요? 공부할 시간 10초 주겠습니다.”
정 교사는 매 시간 진도를 마무리하면서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퀴즈를 낸다. 비행기에 맞은 학생은 문제에 답해야 한다. 대답을 못하거나 오답을 말한다면? 교탁 앞에 준비된 세숫대야에 담긴 찬물로 세수를 한다. ‘정신 차리고 공부하자’는 의미다.
정 교사가 날리는 비행기는 어디로 날아갈지 종잡을 수 없다. 일반적인 종이비행기 접기 방법과 다른 방식으로 접은 ‘특수제작’ 비행기이기 때문. 수평을 그리며 천천히 날다가도 급격히 좌우로 꺾이기도 한다. 그 덕분에 정 교사의 수업은 언제나 흥미진진함과 긴장감이 넘친다. 어떤 학생이 비행기에 맞으면 당사자는 물론 주변 학생들까지 ‘아앗!’ 하는 고함을 지른다. 비행기가 아슬아슬 자신의 옆을 스쳐 지나가면 안도의 웃음을 터뜨린다.
이 학교 1학년 하휘윤 군은 “이미 여러 명이 세수한 물에 또 세수하기가 싫어서 바짝 긴장한 채 공부할 수밖에 없다. 이 시간엔 조는 학생이 한 명도 없다”며 웃었다.
수업의 재미를 높이기 위해 정 교사는 인터넷 게임에서 영감을 얻어 ‘실드(shield·방패)’라는 아이템도 마련했다. 문제를 3회 연속으로 맞힌 학생은 이 아이템을 얻는다. 다음번 비행기를 맞을 때 “실드!”라고 외치면 문제풀이를 면할 수 있다. 이른바 ‘4대 반장’이 되어도 자동으로 실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. 4대 반장? 정 교사에게 수업진도를 알려주고 수업 자료를 챙기는 ‘학습 반장’, 수업이 끝나는 시간을 알려주는 ‘타임 반장’, 떨어진 비행기를 회수해 재활용토록 해주는 ‘바인더 반장’,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놓는 ‘물통 반장’이 그들이다.
정 교사는 교직에 몸을 담은 10년 전부터 수업시간에 종이비행기를 날려 왔다. 교사의 꿈을 품고 있던 초등학교 5학년 시절, 옥상에서 종이비행기를 날리던 중 이를 나중에 수업 시간에 활용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처음 했다. 그는 “이미 배운 내용을 복습하는 퀴즈는 자칫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는데 종이비행기를 날리니 학생들이 퀴즈 시간을 재미있어 한다”고 전했다.장재원 기자 jjw@donga.com
2010-11-09 03:00 2010-11-09 16:3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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